<내고장 예술의 뿌리 윤백남 선생>의 삶을 좇아서...

국력의 신장에 수반하는 시대발전은 지방의 문화와 예술계에도 활력을 일깨우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우리는 언제나 내 고장 예술계의 뿌리를 밝히고 정립하여 고장의 예술문화 발전에 토대로 삼아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예술계의 선구자요 우리고장 출신 예술인의 태두(泰斗)인 윤백남 선생이 바로 그 선구자이시다.

선생은 1888년 11월 7일, 그러니까 130년 전 오늘, 논산군 성동면 화정 1리 73번지에서 태어 나셨다.

지금은 집이 헐려서 사라졌지만 아직도 화정리에 가서 윤백남 선생의 집터가 어디냐고 물으면 동네분들이 다 알정도로 빨간 대청규모의 고택이 생가였다고 한다.

300평 가까운 옛터에는 허술한 시골집이 세 채 들어서 세월의 무성함을 일깨워 주지만 집터 뒤 언덕에는 대나무가 뻑뻑하게 자라서 옛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선생께서 생가를 떠난 것은 대여섯 살 유년시절이라고 한다. 선친께서 무과(武科)에 급제 하시고 병사(兵使)의 직책으로 한양에 부임하게 되기 때문에 생가를 떠나 서울로 이주하게 된 것이다.

본래 선생의 문중은 파평윤씨(坡平尹氏) 의 노종 파(魯宗派) 중에도 가장 문벌(文閥)이 좋았던 팔송당 문정공(八松堂文正公)의 가통이고 비록 선생께서 양자로 끊어진 혈통을 계승하기는 하였지만 대대로 벼슬길에 올라 행세를 해오던 명문 집안이었다.

그러나 선생께서는 부유하게 살수 있고 호사스러운 삶을 누릴수 있는 처지에서 이것을 마다하고 당시 천박하게 여기고 고생스러웠던 예술계의 선구자 적인 역할에 일생을 매진 하였다.

수월찮게 많이 물려받은 유산을 연극과 영화를 제작하느라 모두 받치고 금융계나 언론계의 거목이 될수 있었던 영예도 초개(草芥) 처럼 버리고 험난하고 곤궁한 예술을 길을 택하여 연극과 영화, 출판과 문학 분야의 개척에 분골 쇄신하셨다.

한때는 인척의 더부살이 노릇도 하고 금호동 바우억설에 판자집을 꾸리고 살기도 하였으며 운명할 무렵에는 창신동 산기슭의 오막살이에서 끝내 고생을 면해보지 못한 채 눈을 감으셨다.

선생의 이런 큰 뜻이 우리 예술계에 도도하게 이어져 맥락을 이루고 전해져서 오늘의 예술이 이만큼이라도 발전 하였다 해도 과언이 아닌 듯싶다..

이제는 지방의 문화예술도 가장 향토적인 것이 국가적이고 국가적인 것이 세계적이라는 오랜 세월 슬로건으로 내려와 당당하게 지방문화시대로 도약하게 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오늘 한국예술계의 뿌리이자 우리고장 예술의 뿌리이신 윤백남 선생의 위업을 오래오래 기리고 받들어야 할 것이다.

남계 조종국 (원로서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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