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아파트 같은 층 맞은편에 얼마 전에 새 이웃이 이사 왔다. 10여년 마주 보며 살던 앞집은 이사했다. 이사하기 전 인사드리려 한다는 앞집은 인사드리려 한다던 그 후 얼마 지나 소식도 없이 이사했다. 그러고 나서 얼마 후 새 이웃이 이사 왔다. 외출에서 돌아오며 지하주차장에서 엘리베이터를 타려 할 때 앞서 있던 초면의 주부가 살짝 미소를 지으며‘몇 층에 가시느냐?’고 물었다.

층수를 일러주었더니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러주고는 가볍게 미소 지으며 ‘바로 앞집으로 이사 온 집 주부’라며 반갑게 목 인사를 하며 ‘잘 부탁드린다’고 해 맞 인사로 주부와 첫인사. 그로부터 며칠 후 어둠이 깔리기 시작할 무렵 출입문 벨이 울리고 ‘바로 앞집에 이사 온 주분데 인사드리러 왔다’하여 문을 따주었다. 주부는 ‘별 것은 아니지만 이사 떡이라며 온기가 식기 전에 드시라고 가져왔다’며 건네주었다. 온기가 그대로 전해진 것은 찹쌀 팥고물 시루떡이었다. 저녁 시장기를 든든하게 채웠다.

이사 떡이 아직도 있나 싶고 오랜만에 그리던 것을 만나기라도 한 것 같아 우선 반가웠다. 그리고 그 이사 떡으로 이웃정이란 말이 떠오르며 나도 모르게 이웃 정! 이웃 정! 부르는 소리처럼 반복했다. 이사 떡이 살아있던 시절, 이사 떡을 받아먹으면 세제 등 가벼운 축하선물을 가지고 이사 집을 방문 ‘지난 번 이사 떡 맛있게 먹었다’는 고마운 인사에 ‘새집에서 좋은 꿈 많이 꾸시고 꼭 이루시길 바란다’며 앞으로 정다운 이웃으로 지내길 바란다고 했다.

그 후 또 며칠이 지났다. 앞집 주부가 왔다. ‘집에서 기른 나무에서 딴 싱싱한 사과 대추’라며 드셔 보시라고 했다. 사과 대추는 다른 과일보다 더 단 맛이었다.

박천규 전 대전MBC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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