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JB대전방송 등 전국 9개 민영방송 노조협의회는 19일 ‘SBS는 지역민방에 대한 도발을 즉각 중단하라’라는 제하의 성명을 내고 황금시간대 편성권 장악 등을 통한 지역성 훼손 시도를 강력 규탄했다.

지역민방노조협의회는 “SBS가 광고 매출의 배분 등 미디어렙 관련 이슈뿐만 아니라 편성과 보도협약, 네트워크 기본협정까지 들먹이며 지역민방에 대해 도발을 시도했다. 민영미디어렙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지역민방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라며 “SBS 측의 요구가 지역민방의 정체성과 독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SBS의 최근 행보는 방송광고시장의 경쟁 심화로 안정적 재원 확보를 우려하는 지역민방의 불안감을 역이용해 장악력을 키우고, 지역방송의 존재 가치를 무력화하려는 야욕”이라며 “가장 황당한 것은 매일 오후 9시부터 자정 사이에 SBS 프로그램만 송출할 수 있도록 편성협약을 개정하자는 요구다.

대다수 시청자가 하루 일과를 마치고 TV 앞에 모이는 황금시간대 편성권을 SBS에 넘기면 지역민방이 그간 추구해온 지역성은 반쪽짜리로 전락한다”고 우려했다.

또한 “9개 민방은 해당 시간에 지역현안을 다룬 시사토론과 심층고발, 다큐, 예능 프로까지 모두 24개 프로그램을 제작, 송출하고 있다. 지역 여론을 수렴하고, 지역 현안의 해법을 모색하는 소중한 공간과 시간을 없애라는 것은 비수도권 지역민에 대한 도발이자 대한민국 방송의 근본이념 중 하나인 지역성을 말살하려는 횡포”라고 반발했다.

이들은 “SBS는 지역방송의 꽃인 뉴스까지 손보겠다고 한다. 현재 오후 8시 뉴스 중간에 지역민방 자체 판단에 따라 시작하던 지역뉴스를 9개 민방 공히 8시 25분에 시작하는 조항을 보도협약에 명문화하자는 것으로 대부분 지역뉴스가 8시 20분께 시작돼온 걸 감안하면 사실상 지역뉴스를 축소하라는 의미”라며 “지역민과 상관없는 뉴스가 지역에 억지 송출되고 지역의 중요 뉴스가 뒷전으로 밀리면 지역뉴스의 기반은 뿌리 채 흔들린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SBS가 아닌 타 방송을 통해 송출된 외주 프로그램을 편성하지 말라는 요구도 우월적 지위를 악용해 지역민방 프로그램 수급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불공정한 처사로, 지역민방은 방송법상 의무 편성비율을 준수하기조차 힘들어진다”며 “네트워크의 통일성과 유기성에만 욕심낼 것이 아니라 지역민방이 처한 현실적 규제와 지역사회에서의 공적 기능을 이해해야 한다”며 무리한 요구사항의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지금대로라면 SBS는 자신들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독점적 지위의 민영 미디어렙을 통해 약자인 지역민방을 입맛대로 주무를 게 뻔하다. SBS와 지역민방은 네트워크를 이루는 파트너로 어느 일방이 힘의 우위를 내세워 다른 방송사를 종속시켜서도, 그 가치를 훼손해서도 안 된다”며 “방송통신위원회와 방통위 산하 지역방송발전위는 지역방송을 옥죄는 SBS의 비상식적 요구에 대해 하루빨리 진상조사와 적절한 규제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금강일보)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