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경실련 주최 ‘KTX민영화 관련 대전시민토론회’가 29일 대전 중구 기독교연합봉사회관에서 열린 가운데 관계 패널들이 주제발표 및 토론을 벌이고 있다. 전우용 기자 yongdsc@ggilbo.com

관심을 모았던 ‘KTX 민영화(민간경쟁체제) 대전 토론회’가 반쪽자리 토론회로 진행됐다.
제도 도입을 준비하고 있는 정부가 토론회에 불참하면서 정부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대전경실련은 국토해양부와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불참한 가운데 29일 기독교연합봉사회관에서 ‘KTX 민영화 토론회’를 강행했다. 찬성 측 관계자가 지난 25일 토론회 불참을 통보한 상황에서 토론회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판단에 따라 토론회 일정을 수정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광범위하게 예고된 행사여서 국토부 의견은 발제문(자료집)으로 대체하고 그대로 토론회를 진행했다고 경실련은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는 국토부의 반론에 대한 재반론을 중심으로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KTX 민영화 반대 논리’에 대해 국토부의 반론을 내놓고 있지만 여전히 설득력이 없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반대 측 발제자로 나선 김성희 고려대 교수는 “정부가 ‘경쟁의 효율화’에만 몰두한 나머지 철도 운영 체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정책을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다”며 “철도 건설에 대한 투자도 없이 민간기업에 KTX 운영권만 내주는 정책은 많은 부작용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는 반대 논리를 수렴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효과를 측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어 “민영화냐, 경쟁체제도입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이 정책은 특혜를 기반으로 한다는 게 더 큰 문제”라며 “국토부의 토론회 불참은 스스로 당당하지 못하다는 방증이다. 정부라고 하면 치고 빠지듯 일을 처리하지 말고 토론을 통해 갈등과 이해관계를 해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발제에 이은 토론에서 정예성 대전경실련 집행위원장은 “토론회 당일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고 해서 경실련이 편파적으로 토론회를 운영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옹색한 변명”이라며 “대전시민 입장에선 정책 개념부터 효과까지 다양한 논제에 대한 찬·반 의견을 균형있게 들을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한 셈이다”라고 말했다.

박흥수 철도노조 철도정책연구팀장과 임석민 한신대 교수, 정찬욱 연합뉴스 대전충남취재본부 부장 등 토론자들은 “코레일의 비효율을 잡기 위해 철도 민영화를 시도한다는 것은 쉽게 납득할 수 없는 논리다. 그러기엔 잡음이 너무 많다”며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국민적 공감대를 얻은 뒤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금강일보)

이기준  lkj@ggilbo.com